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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투어 한 번 만에 기운이 다 빠져버렸다

수원 토탈샵 투어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결혼 준비라는 게 처음에는 그냥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현실적인 견적을 마주하고 나니 기분이 묘했다. 지난 주말에 수원에 있는 토탈샵 몇 곳을 돌아다녔다. 이름이 꽤 알려진 곳들이라 예약 잡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상담 예약 시간 30분을 맞추려고 주차장을 헤매다 보니 벌써 에너지가 반쯤 나갔다. 사실 나는 드레스 종류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그냥 비즈가 많이 달린 화려한 스타일이 좋다는 생각만 막연하게 가지고 갔다.

드레스 피팅과 예상치 못한 피로감

로그에이를 포함해서 세 군데를 갔는데, 확실히 샵마다 분위기가 달랐다. 처음 갔던 곳은 너무 기계적으로 진행되는 느낌이라 오히려 마음이 편했는데, 두 번째 간 곳은 너무 친절해서 오히려 내가 뭘 입어야 할지 모르는 게 더 죄송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드레스를 직접 입어보니 잡지에서 보던 거랑은 차원이 달랐다. 무겁기도 하고, 걷는 게 생각보다 정말 힘들었다. 300만 원대의 스드메 패키지 비용이 결코 적은 돈이 아닌데, 그 돈을 내고도 이 짧은 피팅 시간 동안 만족할만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스드메 패키지 상담에서 느낀 현실적인 벽

상담 실장님들은 다들 정찰제라고 강조하면서도, 막상 견적서를 내밀 때는 옵션이 하나둘씩 붙기 시작했다. 피팅비도 샵마다 3만 원에서 5만 원 정도가 붙었고, 헬퍼 비용이나 원본 데이터 비용 같은 것들이 추가되니 처음에 들었던 가격보다 훌쩍 올라갔다. 이게 왜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다. 단순히 드레스 대여료만 생각할 게 아니었다. 하우스웨딩을 할지, 일반 예식장에서 할지도 완전히 정하지 못한 상태라 더 선택이 어려웠던 것 같다.

기억 속에 남는 드레스와 고민들

마지막에 입어본 비즈 웨딩드레스가 기억에 남긴 하는데, 이게 본식 날 정말 잘 어울릴지 확신이 안 든다. 거울 속의 나는 화려했는데, 그게 내 모습이라기보다는 그냥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상담받는 동안 계속 옆에서 남편은 예쁘다고 말하는데, 사실 남편도 피곤해 보이는 게 눈에 보였다. 우리가 상담하는 동안 옆 테이블에서는 가전 패키지 상담을 받는 커플들이 보였는데, 그 사람들도 우리처럼 뭔가 쫓기듯 준비하고 있는 걸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

결국 당일 계약 혜택을 제안받았지만, 선뜻 사인하지 못하고 그냥 나왔다. 왠지 지금 여기서 결정하면 나중에 더 좋은 선택지가 보일 것 같아서였다. 예식장 비용도 만만치 않고, 이것저것 계산기 두드리다 보니 머리가 너무 아프다. 내일 당장 다시 예식장 투어를 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짐을 싸서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다. 누구는 한 번에 결정하고 쿨하게 넘어간다던데, 나는 왜 이렇게 사소한 거 하나하나에 얽매이는 건지 모르겠다. 일단 오늘 찍은 사진들이나 천천히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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