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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에서 스드메 상담받다가 지쳐서 카페로 도망쳤다

웨딩박람회라는 거대한 미로 속에서

지난주 주말에 대구 엑스코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다는 박람회 소식을 듣고 덜컥 다녀왔다. 친구들은 무조건 한 번은 가봐야 한다고, 안 가면 손해라고 그렇게 성화였는데 막상 도착하니까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었다. 들어서자마자 엄청나게 화려한 드레스들이 마네킹에 입혀져서 전시되어 있는데, 솔직히 예쁘긴 했다. 연예인들이 입는다는 드레스 브랜드들이 쫙 나열되어 있고, 상담하시는 분들이 정말 쉴 틈 없이 말을 건네신다. 3시간 정도 지나니까 내가 뭘 보러 왔는지도 가물가물해지더라. 보증인원 150명 정도의 적당한 웨딩홀을 찾는 게 목표였는데, 박람회장 안에서는 홀 이름보다 스드메 패키지 구성이랑 할인율 이야기가 훨씬 많이 들렸다. 계약금 지원이니 뭐니 해도 결국은 예산 짜는 게 머리 아파서 구석에 있는 카페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예산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

상담할 때 대구로페이나 온누리상품권을 쓰면 10~15% 정도 할인받을 수 있다는 팁을 듣긴 했다. 현장에서 계약하면 현금 5만 원을 돌려준다는 말도 들었고. 그런데 이게 내 예산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대구웨딩드레스 대여료가 한두 푼도 아니고, 샵마다 견적이 다 제각각이라 비교 자체가 쉽지 않았다. 아델이나 리아 같은 유명한 곳들 이름은 인스타에서 많이 봤는데, 막상 팸플릿 보니까 예쁜 건 다 추가금이 붙어있더라. 기본적인 스드메 패키지에서 드레스 등급 올리고, 혼주 메이크업 추가하고 하다 보면 처음에 들었던 가격에서 훌쩍 뛰어오르는 건 시간문제인 듯하다. 그냥 적당히 하자 싶다가도, 막상 눈앞에 있는 드레스를 보면 마음이 흔들리는 게 결혼 준비인가 보다.

웨딩홀 찾기의 피로함

결국 제일 중요한 건 홀인데, 인기 있다는 곳들은 이미 1년 전부터 예약이 꽉 차 있다는 소리를 들으니 김이 확 샜다. 노비아갈라나 인터불고 같은 곳들은 사실 주변에서도 워낙 많이들 해서 익숙하긴 한데, 10월 같은 성수기에 150명 보증인원으로 자리를 잡는 게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대구스몰웨딩홀도 좀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마음에 딱 꽂히는 곳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어느 정도 수준의 식대를 감당해야 하는지도 이제는 슬슬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밥값은 계속 오르는데 하객수는 한정되어 있고, 이 균형을 맞추는 게 진짜 스트레스다. 박람회에서 추천받은 리스트를 집에 와서 다시 보는데, 도대체 어디를 기준으로 잡아야 할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겠다.

끝나지 않는 준비 과정

이바지 음식이나 혼주 메이크업 같은 부가적인 것들은 아직 생각도 못 하고 있다. 스튜디오도 대구 달빛스쿠터 느낌이 괜찮아 보여서 후보에 두긴 했는데, 촬영까지 하면 또 얼마나 체력이 방전될지 벌써 걱정이다. 박람회에서 나오면서 받은 브로셔와 명함들이 가방 한가득인데, 이걸 언제 다 정리하나 싶다. 누가 결혼은 ‘준비 과정이 절반’이라고 했던가. 사실 난 이미 시작부터 조금 지친 것 같기도 하다. 내일은 다시 차분하게 예산안을 엑셀로 정리해봐야지 싶다가도, 그냥 며칠 더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웨딩 카페에서 눈팅만 하다가 직접 뛰어드니까 확실히 다르긴 하다. 뭔가 결정을 내린 건 하나도 없는데 몸만 피곤한 상태로 주말이 다 지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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