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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식 사진은 원본만 받기로 하고 마음을 비웠다

어쩌다 보니 셀프로 진행하게 된 본식 스냅

결혼 준비를 하면서 가장 고민이 많았던 게 결국 사진이었다. 남들 다 하는 스튜디오 촬영은 예산도 예산이지만, 왠지 짜여진 각본대로 웃는 모습이 나랑은 안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산월드컨벤션 같은 큰 홀에서 식을 올리기로 결정하고 나니, 본식 스냅을 어떻게 할지가 골치였다. 광주웨딩스냅 업체들 포트폴리오를 다 찾아봐도 다들 비슷비슷해 보이고, 가격은 기본 150만 원에서 200만 원은 우습게 넘어갔다. 결국 스냅 업체를 따로 부르지 않고 지인 중에 사진 좀 찍는다는 친구에게 부탁하기로 했다. 지금 생각하면 이게 잘한 건지 솔직히 아직도 모르겠다.

사진 인쇄를 앞두고 닥친 현실적인 고민

결혼식이 끝나고 친구가 보내준 원본 파일만 대략 3,000장이었다. 이 많은 사진을 보면서 처음엔 흐뭇했는데, 막상 이걸 정리해서 앨범으로 만들려니 눈앞이 캄캄했다. 업체에 맡기면 보정부터 인쇄까지 다 해주겠지만, 나는 사진 인쇄를 직접 하려고 벼르고 있었다. 근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 대전셀프웨딩 촬영을 할 때도 느꼈지만, 사진은 그냥 찍는 것보다 고르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다 빠진다. 3,000장 중에서 50장을 추려내야 하는데, 어떤 사진은 내가 봐도 표정이 좀 어색하고, 어떤 사진은 구도가 너무 애매해서 얼굴이 짤려 있다.

너무 어두운 홀 조명 때문에 생긴 일

식장이 좀 어두운 홀이라 그런지, 결과물이 생각보다 더 어둡게 나왔다. 노이즈가 자글자글한 사진을 보면 그날의 긴장감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역시 전문가를 불렀어야 했나’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천안웨딩스냅 견적 받을 때 조금 더 투자할 걸 그랬나 싶다가도, 이미 지난 일인데 싶어 마음을 접는다. 사진 보정을 AI 프로그램으로 돌려볼까 싶어서 이것저것 깔아봤는데, 자동 보정은 확실히 인위적인 느낌이 강했다. 특히 피부 표현이 뭉개지기 시작하면 이건 사진인지 그림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다.

보정 업체와 셀프 보정 사이의 줄타기

결국 몇몇 사진은 사설 보정 업체에 장당 5,000원씩 주고 맡겼다. 이럴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스냅 업체를 썼지 싶었지만, 이제 와서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이미 늦었다. 내가 직접 한 보정본이랑 업체가 해준 결과물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차이가 나긴 한다. 하지만 내가 직접 고르고 편집한 사진들에는 그날 현장의 공기나 내 기억이 조금 더 진하게 묻어 있는 것 같아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 이런 게 셀프 촬영의 묘미라면 묘미겠지만, 다시 하라면 글쎄, 솔직히 고민 좀 해볼 것 같다.

아직도 정리가 안 된 2,900장의 사진들

남은 사진들은 그냥 외장하드에 넣어두었다. 언젠가 다 정리해야지 마음먹지만, 일상에 치이다 보면 며칠, 아니 몇 달씩 들여다보지 않게 된다. 가끔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오면 사진을 보여주긴 하지만, 다 보여주기엔 너무 많고 길다. 결혼식 사진이라는 게 찍을 때는 엄청 중요한 것 같은데, 지나고 나니 그냥 앨범 몇 권이랑 컴퓨터 속 파일들로 남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돈을 수백만 원씩 쓰고 결과물을 기다리며 마음 졸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완벽하지 않아서 오히려 덜 예민하게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쉬움은 남지만, 그렇다고 이게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본식 사진은 원본만 받기로 하고 마음을 비웠다”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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