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예쁜 곳에서 하고 싶었다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서 인스타그램으로 서울에 있는 예쁜 하우스웨딩홀들을 엄청나게 찾아봤다. 처음에는 비용이나 현실적인 부분은 잘 모르고 그냥 사진만 보고 반했던 곳들이 있었다. 정원이 있는 곳, 아니면 천장이 높고 채광이 좋은 곳들. 막연하게 ‘스몰웨딩’이라고 하면 규모가 작으니까 비용도 적게 들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투어를 다니기 시작하니까 그게 아니었다. 내가 보고 간 곳들은 ‘스몰’이라는 이름만 달았지, 대관료만 해도 최소 500만 원에서 시작하는 곳이 수두룩했다. 강남 쪽은 더 심했다. 무슨 대관료가 이렇게 비싸나 싶어서 상담해주시는 분께 조심스럽게 여쭤봐도, 다들 비슷한 대답만 하셨다. 요즘은 어디나 다 이 정도 한다고.
대관료와 식대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
어떤 곳은 뷔페 식대가 8만 5천 원이었는데, 사실 그 가격이면 밖에서 더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여기는 웨딩홀이니까, 공간을 빌리는 비용까지 포함된 거라고 자기 위안을 해봐도 마음이 좀처럼 편치 않았다. 상담을 받을 때마다 내가 예산으로 생각했던 범위보다 항상 200만 원 이상씩 초과되는 견적서를 받으니 나중에는 표정 관리가 안 됐다. 심지어 10월이나 11월 같은 성수기에는 보증 인원을 200명 이상으로 잡아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는 그냥 일반 예식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나 싶었다. 스몰웨딩을 하겠다고 야심 차게 시작했는데 현실은 더 좁은 선택지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
주차 문제가 발목을 잡을 줄이야
투어를 다닐 때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주차였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하우스웨딩홀들은 주차장이 아예 없거나, 외부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상담 실장님이 ‘대중교통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다들 지하철을 이용하신다’고 말씀하시는데, 지방에서 올라오실 우리 부모님 친척분들을 생각하면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차를 세우지 못해 뱅글뱅글 도는 하객들의 모습이 상상되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한 곳은 건물이 예쁘긴 한데 주차가 타워형이라 차 한 대 빼는 데 20분씩 걸린다는 후기를 보고 바로 리스트에서 지워버렸다. 주차장 넓은 곳을 찾으면 이번엔 홀이 좁고, 홀이 예쁘면 주차가 안 되고, 정말 뭐 하나 완벽한 곳을 찾는 게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같았다.
스드메까지 고려하면 예산은 끝도 없이 올라가고
웨딩홀뿐만이 아니었다. 스드메 패키지 가격도 정말 천차만별이었다. 부산 쪽이 스드메는 전국적으로 비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서울은 그냥 전체적인 물가가 다 높은 것 같다. 작년 연말쯤에 견적을 받았을 때랑 지금이랑 또 느낌이 다르다. 요즘은 무슨 ‘결혼 인증’을 하면 2% 할인해주고 이런 식의 프로모션도 많은데, 결국은 다 깎아주는 척하면서 원래 비싸게 책정해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500만 원 이상 구매하면 60만 원 추가 할인이라는 광고를 봐도, 애초에 그만큼을 쓸 생각이 없었던 나로서는 마케팅 문구에 불과했다. 결국은 내가 정한 예산 안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 타협점이 점점 낮아지는 게 조금 서글펐다.
그냥 전통혼례를 할까 하는 엉뚱한 생각
가끔은 너무 지쳐서 ‘그냥 다 취소하고 전통혼례나 할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곳이나 인제군 같은 지방의 문화원 웨딩홀처럼 저렴한 곳이 있으면 차라리 마음 편할 텐데, 서울에서 그런 곳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물론 그런 곳들은 인기가 너무 많아서 1년 전부터 예약이 꽉 찬다고 한다. 결국 나는 오늘도 웨딩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서울 어느 구청 웨딩홀 대관이 가능한지, 식대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검색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하나하나 따져가며 준비하다 보니, 과연 결혼식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가끔은 헷갈리기도 한다. 남들 하는 만큼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그래도 내 주머니 사정은 생각해야 한다는 현실 사이에서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아마 다음 주에도 또 다른 웨딩홀을 보러 다니고 있겠지.

주차 때문에 정말 힘들었겠다는 생각에 공감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넓은 주차장 있는 곳을 찾을 때 꼼꼼하게 위치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더라구요.
저도 부모님께서 서울까지 오실 때 주차 때문에 정말 걱정이었어요. 특히 지방에서 오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더 그랬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