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라는 게 처음에는 그저 예쁜 사진 한 장 남기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스튜디오를 고르는 시점이 오니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남들 다 한다는 원규나 온뜰에피움 같은 곳들도 후보에 있었지만, 어쩌다 보니 아키스튜디오로 마음이 기울었다. 사실 소율스튜디오나 다른 곳들과 엄청 고민을 했는데, 그냥 느낌상 조금 더 깔끔한 게 나을 것 같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촬영 전날 밤까지 고민했던 짐가방들
촬영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걱정부터 앞섰다. 챙겨야 할 준비물 리스트를 뽑아보니 끝이 없었다. 황정아웨딩에서 빌려온 드레스랑 하우스오브에이미에서 고른 촬영용 드레스까지, 이걸 다 챙기느라 차 트렁크가 터져나갈 것 같았다. 사실 촬영장에 가면 다 알아서 해주시겠지 싶으면서도, 막상 닥치면 뭐가 필요할지 몰라 이것저것 다 때려 넣었다. 보조 배터리, 슬리퍼, 간식, 신랑용 구두, 그리고 괜히 가져갔나 싶은 사적인 물건들까지. 막상 가보니 짐은 짐대로 쌓아두고 촬영 내내 열어보지도 않은 가방이 절반이었다.
글렌하우스 분위기와 스튜디오 선택의 갈림길
아키스튜디오를 선택하기 전, 글렌하우스 같은 곳의 분위기도 참 고민이 됐다. 좀 더 자연광이 많이 들어오고 편안한 느낌이랄까. 가격대도 대략 200만 원 중반에서 300만 원대 사이로 스튜디오마다 편차가 컸는데, 내가 계약한 곳은 토탈 패키지라 이것저것 추가금이 붙으면서 예산이 예상보다 조금 더 올라갔다. 슈가제이스튜디오 같은 곳도 깔끔해서 좋았는데, 결국 아키스튜디오만의 특유한 구도나 색감이 더 끌렸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서 스튜디오 내부를 보니 내가 인스타그램으로 봤던 그 느낌보다 훨씬 좁게 느껴져서 순간 당황했다. 카메라 렌즈라는 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메이크업 받고 이동하는 시간의 공포
새벽 일찍 일어나서 메이크업 샵으로 이동하는 그 시간은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샵에서 스튜디오까지 이동하는 데 30분 정도 걸렸는데, 차 안에서 머리 망가질까 봐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했다. 헬퍼 이모님이 동승하셨는데, 이모님과 어색한 대화를 나누는 그 1시간 남짓의 시간이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던지.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서 간단히 마실 걸 사려다가 드레스 때문에 내리지도 못하고 결국 이모님이 사다 주신 미지근한 이온 음료로 버텼다.
생각보다 더 힘들었던 촬영 현장의 체력전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촬영은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5~6시간 정도 걸린다고 들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더라. 작가님이 ‘웃으세요’, ‘입꼬리 조금 더 올리세요’라고 주문하시는데, 나중에는 얼굴 근육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나중엔 경련이 올 지경이었다. 옆에서 신랑이 더 고생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그냥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또 막상 셔터 소리가 멈추면 아쉬운 기분이 드는 이 복합적인 감정은 뭘까.
아직도 남은 의문과 사진에 대한 불안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녹초가 되어 뒷좌석에 뻗어버렸다. 촬영 결과물은 한 달 뒤에나 나온다는데, 과연 그 사진들이 내가 기대한 만큼 나올지 잘 모르겠다. 수정본이 나오기 전까지는 원본 파일을 보며 얼마나 많은 추가 보정을 맡겨야 할지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텐데, 벌써부터 그 과정이 귀찮게 느껴진다. 어쩌면 그냥 스냅 사진 몇 장 찍고 끝낼 걸 그랬나 싶은 마음이 불쑥 들기도 하고, 반대로 웨딩 스튜디오 촬영만이 줄 수 있는 그 정형화된 아름다움이 결국 나중에 그리워질 것 같기도 하다. 촬영은 끝났지만, 사진을 기다리는 지금의 마음은 뭔가 해결되지 않은 숙제를 안고 있는 기분이다.

사진들 때문에 짐을 너무 많이 챙기는 것 같아요. 저도 결혼 준비할 때 비슷한 경험이 있었거든요.
촬영 준비물 리스트 보니까 정말 정신없었겠네요. 특히 드레스 빌린 거 두 개라 더 그랬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