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이 이제 정말 한 달도 안 남았다. 주변에서는 다들 리투오니 뭐니 하는 시술을 받느라 정신없어 보이는데, 나는 사실 피부과 시술은 좀 무서워서 그냥 집 근처 에스테틱을 알아봤다. 부천에 있는 피부관리실 몇 군데를 기웃거려봤는데, 유명하다는 곳은 이미 예약이 꽉 차서 발을 동동 구르다가 겨우 한 군데 자리를 잡았다. 원래는 압구정까지 가서 관리받아야 하나 고민도 잠깐 했지만, 퇴근하고 거기까지 매번 오가는 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10회 권을 끊었는데 자꾸 추가 권유가 들어온다
처음에 상담받으러 갔을 때는 10회에 120만 원 정도를 생각하고 갔다. 그런데 막상 상담 실장님 앞에 앉으니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지금 내 피부 상태로는 데콜테 관리는 물론이고, 추가로 윤곽 관리를 더 들어가야 본식 때 드레스 입고 사진이 잘 나온다는 말을 들으니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좀 압박감이 느껴졌는데, 결혼 앞두고 괜히 피부 망치거나 잘못될까 봐 그냥 다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결제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정말 필요한 과정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내 불안함을 이용당한 건지 잘 모르겠다.
메이크업 밀릴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
관리를 받다 보니 피부가 확실히 보들보들해지긴 한다. 그런데 매번 받을 때마다 혹시라도 얼굴에 뭐가 나거나 붉어지면 어떡하나 싶어서 마음이 편치 않다. 본식 날 메이크업이 들뜨면 진짜 큰일인데 말이다. 정샘물 같은 유명한 샵에서 쓰는 화장품이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정작 관리를 받는 내 피부 컨디션이 그 화장품을 다 받아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관리를 안 하자니 불안하고, 하자니 오히려 트러블 생길까 봐 걱정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이 매일 반복된다.
10kg 감량은 대체 언제 하는 걸까
관리실에 가면 다들 다이어트 이야기도 한마디씩 보탠다. 10kg 정도는 빼야 드레스 태가 산다고 하는데, 에스테틱 마사지랑 운동을 병행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야근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는데 거기서 운동까지 어떻게 하나 싶다. 결국 오늘도 관리실에 누워서 ‘다음 주부터는 진짜 식단 조절해야지’라고 다짐만 수십 번 했다. 엄마가 보시더니 혼주 피부관리나 받으러 가자고 하시는데, 정작 내 몸 하나 건사하기가 너무 벅차서 엄마 손을 잡고 에스테틱에 갈 여유도 안 난다.
정답 없는 선택 속에서 보내는 시간들
누구는 리쥬란 힐러가 필수라고 하고, 누구는 그냥 집에서 팩이나 잘하라고 한다. 인터넷 카페를 봐도 다 말이 달라서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광교 쪽 에스테틱 다니는 친구는 거기 원장님이 신의 손이라며 극찬하던데, 내 관리는 왜 이렇게 불안한지 모르겠다. 사실 비용도 이미 예산을 초과해서 생각만 하면 속이 쓰리지만, 되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늘도 관리받고 나와서 찬바람 쐬는데, 얼굴에 닿는 느낌이 평소랑 좀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돈과 시간을 그냥 길에 버리고 있는 건지 본식이 끝날 때까지는 아마 계속 이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 것 같다. 남들은 다 행복하게 준비한다는데 나는 왜 이렇게 쫓기는 기분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