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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대 고민하다가 결국 투어 리스트만 늘어버렸다

최근에 식대 이야기를 친구들이랑 하다가 좀 묘한 기분을 느꼈다. 요즘 기본이 15만 원이라는 말이 돌면서, 10만 원은 내기도 눈치 보이고 그렇다고 더 내자니 주머니 사정이 뻔하고. 결혼 당사자 입장에서는 식대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계산을 하니까, 이게 서로 얼굴 보며 축하해주러 가는 자리가 맞나 싶은 생각까지 들더라. 강남 쪽 괜찮다는 홀들은 벌써 2025년 예약도 거의 다 찼다고 해서 상담받으러 가는 것조차 일정이 빡빡했다.

상담받으러 갔던 강남 웨딩홀들의 차가운 현실

강남 쪽에 있는 웨딩홀들을 몇 군데 돌아봤다. 누에바파밀리아 같은 곳도 구경해보고,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엘타워나 라움웨딩홀도 사실 가격표 한번 받아보고 나면 입이 떡 벌어지는 게 사실이다. 대관료에 식대, 부가세까지 더하면 웬만한 소형차 한 대 값은 그냥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누군가는 45억씩 들여서 결혼식을 한다는데, 나는 당장 내 예산 안에서 손님들 밥 한 끼 제대로 대접하고도 등골이 휘지 않게 하려고 머리를 싸매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인천이나 구로구 쪽 웨딩홀 견적도 받아봤는데, 그래도 강남권보다는 조금 숨통이 트이나 싶었지만 막상 원하는 시간대에 예약을 잡으려니 비수기 할인 같은 건 남의 나라 이야기 같았다.

본식 드레스 고르다가 현타 온 순간

결혼식장도 문제지만, 본식 웨딩드레스 고르는 것도 예산이랑 타협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화보 보고 예쁜 거만 눈에 들어왔는데, 막상 입어보니까 추가금이 붙는 드레스들은 하나같이 비쌌다. 본식 날 딱 몇 시간 입는 옷인데도 대여료가 웬만한 직장인 한 달 월급 수준이라니. 한복 대여도 마찬가지다. 그냥 대충 아무 데서나 할까 싶다가도, 막상 엄마랑 같이 샵에 가면 분위기가 그렇게 안 된다. 결혼식 준비가 시작되면 청첩장 돌리기도 전부터 돈 쓸 곳이 300만 원, 500만 원씩 튀어 나오는데, 이 정도면 결혼식 자체가 나를 위한 건지 아니면 하객들을 위한 일종의 거대한 행사인지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

무등산 숲속 결혼식 기사를 보며 느낀 복잡함

며칠 전에는 숲속에서 조용하게 결혼식을 올렸다는 기사를 봤다. 비용도 아끼고 자연 속에서 예쁘게 했다는데, 솔직히 그 사진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보다는 ‘저걸 준비하는 과정은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야외 웨딩은 날씨 운도 따라줘야 하고, 주차부터 셔틀버스까지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 말이다. 사실 요즘은 취약계층을 위해 장소를 무료로 빌려주는 곳도 생기고 정책적으로 지원도 나온다지만, 일반적인 예비부부들에게는 그런 정보들이 오히려 남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나도 며칠 동안 웨딩홀 예약 취소 위약금이랑 예산 분담 문제 때문에 엑셀 파일을 켜놓고 밤을 지새웠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식대와 축의금 사이의 간극

결국 고민의 끝은 항상 똑같다. ‘식대 10만 원을 내는 게 맞나, 15만 원은 해야 하나.’ 하객 입장에서는 식대가 비싼 게 내 탓도 아닌데 축의금으로 고민해야 하고, 신랑 신부는 식대가 비싼 홀을 계약했다는 이유만으로 눈치를 봐야 한다. 이게 참 아이러니하다. 5만 원, 10만 원 고민하면서 300만 원, 400만 원씩 나가는 큰돈들에 무뎌지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가장 괴롭다. 지금도 여러 웨딩홀의 견적서가 이메일에 쌓여있는데, 선뜻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어쩌면 완벽한 결혼식이라는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데, 내가 너무 무리해서 정답을 찾으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당장 다음 주에 가기로 한 웨딩홀 투어나 무사히 다녀오고 싶다. 거기는 좀 덜 복잡했으면 좋겠는데, 아마 가서 또 견적서 보고 머리 아파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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