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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장 고르다가 머리 터질 것 같아서 그냥 멈췄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주말 오전

주말 아침마다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든다. 결혼 준비 카페에 들어가서 어제 올라온 새로운 글들을 훑어보는 게 일상이 됐다. 이게 맞는 건가 싶다가도, 다들 이렇게 한다니까 나만 안 하면 뒤처지는 기분이 들어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예쁜 식장을 찾으면 되는 줄 알았다. 인스타그램에서 본 세상의모든아침웨딩 사진처럼 밝고 탁 트인 곳에서 결혼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적인 견적을 받아보니 그건 정말 꿈같은 이야기였다. 서울웨딩홀순위 같은 거 검색해 봐도 사실 다 광고 같고, 어디는 밥이 맛있는데 교통이 헬이고, 어디는 홀이 너무 좁아서 사람이 바글바글해 보이고. 사람들의 후기를 읽을수록 고르는 기준만 점점 까다로워지는 기분이다.

더베뉴지부터 이름 모를 홀까지의 무한 반복

한번은 마음먹고 더베뉴지 같은 곳들을 리스트에 올려두고 투어를 다녔다. 사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광명웨딩홀 쪽도 몇 군데 가봤는데, 상담 실장님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지금 안 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자리가 없다’는 소리다. 상담료도 아니고 그냥 투어 예약 잡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어떤 곳은 1시간 간격으로 예식이 진행되는데,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지난 팀 하객들이랑 섞여서 도떼기시장이 따로 없었다. 내 결혼식이 그런 식으로 20분 만에 쫓기듯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하니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분명 예쁘긴 한데, 이게 과연 돈을 몇천만 원씩 들여서 할 가치가 있는 건지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웨딩컨설팅 상담이 오히려 독이 된 건지

답답한 마음에 웨딩컨설팅 업체도 몇 곳 알아봤다. 그런데 막상 상담을 받아보니 내가 원하는 방향보다는 ‘요즘 이게 유행이에요’라며 웨딩패키지를 은근히 밀어넣는 느낌이 강했다. 내가 직접 발품 팔아서 하는 것보다 편할 수는 있겠지만, 나중에 결과물이 내가 생각한 거랑 다르면 어쩌나 싶은 불안함이 컸다. 인천웨딩홀견적까지 다 뽑아보고 비교해봤는데, 거리가 멀어지니까 하객들이 오기 힘들다는 단점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서울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강남 쪽은 너무 비싸고 강북은 주차 때문에 골치 아프고. 채플웨딩홀 같은 차분한 분위기를 원했던 초기 계획은 이미 온데간데없고, 그냥 ‘남들한테 욕 안 먹을 정도’의 장소만 찾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하객 인원수와 현실적인 고민의 괴리

사실 우리 둘 다 그렇게 사교적인 편은 아니다. 하객 알바를 써야 하나 고민하는 글을 커뮤니티에서 본 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웃었지만 지금은 웃을 일이 아니다. 우리가 초대할 사람들을 추려보니 생각보다 훨씬 적었다. 보증 인원이라는 게 있는데, 우리는 그만큼 채우기도 벅찬 상황이다. 예식장에서는 보증 인원을 높게 잡아야 더 좋은 시간을 줄 수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더 불러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친구들 얼굴 보기도 미안한데 억지로 부르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그냥 작게 스몰웨딩홀을 빌려서 진짜 친한 사람들만 부를지 고민이 끝이 없다. 서울스몰웨딩홀 검색해보면 생각보다 퀄리티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너무 비싸서 웬만한 호텔 식장보다 돈이 더 들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냥 다 멈추고 싶은 마음과 남은 불확실함

결국 지난 주말에는 아무것도 안 했다. 그냥 소파에 누워서 예전에 봤던 연예인들 결혼식 사진이나 다시 찾아봤다. 그들은 정말 행복해 보이던데, 나는 왜 이렇게 식장 하나 고르는 데 목숨을 걸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격대만 해도 대관료에 식대 포함해서 2천만 원에서 4천만 원은 우습게 깨지는 상황인데, 이게 맞는 건지 여전히 물음표다. 오늘 아침에도 메일함에 웨딩홀 프로모션 문자가 와 있었는데 지워버렸다. 남들은 결혼 준비가 행복한 과정이라던데, 나는 왜 이렇게 숙제를 하는 기분인지 모르겠다. 결혼식 날은 오긴 올까. 당장 다음 주에 다시 식장 투어를 가기로 했는데, 벌써부터 피곤함이 몰려온다. 막상 가서 상담받고 나면 또 금방 현타가 올 것 같은데, 일단은 예약을 잡아뒀으니 가보긴 해야겠지. 이게 잘하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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