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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타워 상담 갔다가 2부 드레스까지 고민하게 된 사연

엘타워 상담 예약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결혼 준비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남들 하는 만큼만 대충 하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보통 일이 아니더라. 다들 서울웨딩홀순위 같은 걸 찾아보길래 나도 처음엔 호기롭게 검색창을 두드렸다. 특히 주변에서 많이들 추천했던 양재의 엘타워웨딩은 뭐랄까, 가보기도 전에 벌써 마음이 반쯤 기울어 있었던 것 같다. 막상 상담 예약을 잡으려니 주말은 이미 몇 달 치가 다 차 있어서 평일 오후 반차를 쓰고 다녀왔다. 상담 실장님이 보여주시는 대관료 견적을 보는데, 솔직히 예산 범위를 조금 넘어서는 금액이라 땀이 살짝 났다. 그래도 뷔페식보다는 코스 요리가 깔끔할 것 같다는 생각에 계속 마음이 쓰이더라. 그날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으로 결혼식 식대랑 대관료를 엑셀에 정리해보는데, 숫자가 커질수록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스몰웨딩은 로망인가 현실인가

엘타워 같은 대형 홀을 보고 오니 갑자기 판교스몰웨딩이나 야외 예식 쪽이 눈에 들어왔다. 무등산 자락의 숲속 예식 같은 사진들을 보니 자연광 아래서 사진 찍으면 진짜 예쁘겠다 싶었다. 그런데 우리 부모님은 강남 쪽에서 정석대로 하는 걸 은근히 원하시는 눈치라 여기서부터 의견 조율이 시작됐다. 200명 정도를 수용하려면 스몰웨딩이라고 해도 사실 규모가 작지 않다. 식장마다 1시간 반에서 2시간 단위로 끊어지는 그 숨 가쁜 공장형 웨딩 시스템이 싫어서 야외를 고민했던 건데, 막상 비가 오거나 날씨가 변덕스러우면 어쩌나 하는 현실적인 걱정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결국엔 그냥 편하게 실내로 가자, 하고 마음을 접었다. 결정을 내리고 나니 이상하게 허무한 마음도 들었다.

2부 드레스가 왜 이렇게 고민되는지

식장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나니 이제는 2부 드레스가 발목을 잡는다. 사실 1부 본식 드레스는 샵에서 정해주는 걸로 대충 넘기면 되는데, 2부 이브닝 드레스 대여는 또 다른 영역인 것 같다. 하객들에게 인사 다닐 때 입을 옷인데, 너무 화려하면 좀 그런가 싶고 또 너무 평범하면 식장에서 묻힐까 봐 걱정이다. 온라인에서 찾아보면 다들 하나같이 예쁜 것들만 나오는데, 막상 입어보면 내가 생각했던 그 태가 안 난다. 샵에서는 추가금을 내면 더 좋은 걸 보여주겠다고 하는데, 이미 예식장 비용에서 예상보다 300만 원은 더 쓴 상태라 더는 돈을 쓰기가 겁난다. 결국 당근마켓이나 중고 커뮤니티까지 뒤져보게 되더라. 그냥 원피스 하나 사서 입을까 싶다가도, 그래도 인생에 한 번뿐인 날인데 하는 생각에 다시 샵 리스트를 보고 있다.

유럽여행사 견적과 현실 타협

결혼식 준비하면서 유럽여행사 견적도 같이 받고 있는데, 이건 또 왜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다. 신혼여행을 휴양지로 갈지 유럽으로 갈지 고민하다가 일단은 유럽 패키지 견적부터 받아봤다. 대략 1인당 700만 원에서 900만 원 사이를 생각하고 있는데, 여기도 옵션질이 장난이 아니다. 비행기 좌석 등급부터 호텔 위치까지, 하나하나 고르다 보면 끝이 없다. 어제는 새벽 2시까지 비교하다가 그냥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서 남편 될 사람은 자꾸 ‘네가 알아서 해’라고 하는데, 이게 나 혼자 하는 결혼도 아니고 왜 이렇게 책임감만 나한테 쏠리는지 모르겠다.

해결되지 않는 의문들

사실 지금도 이게 잘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다. 예식장 대관료에 식대에 스튜디오 촬영까지, 나열하다 보면 억 소리 나는 금액을 쓰고 있는데 과연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주변 친구들은 결혼식 때 정신 하나도 없어서 기억도 안 난다고 하던데, 나도 그렇게 될까 봐 조금 무섭기도 하다. 나중에 사진첩 보면서 ‘그래도 이때가 좋았지’ 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 돈으로 그냥 유럽 여행을 한 달 더 할걸’ 하며 후회하게 될까. 당장 다음 주에 드레스 피팅 예약이 잡혀 있는데, 가서 또 웃으면서 예쁘다고 말해야 하는 게 벌써 피곤하다. 일단은 내일 출근을 위해서라도 조금 자야겠다. 결혼 준비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더니, 벌써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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