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앱에 찍힌 핀들이 점점 늘어난다
결혼 준비라는 게 처음에는 그냥 적당히 괜찮은 곳 찾아서 날짜 잡으면 끝나는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아니었다. 주말마다 서울 시내 웨딩홀을 훑고 다니는데, 이게 은근히 사람 진을 빼놓는다. 특히 신도림 쪽은 교통이 좋아서 다들 몰리는 건지, 가려고 했던 곳은 이미 예약 상담조차 대기를 걸어야 한다고 했다. 라마다 서울 신도림 호텔 같은 곳은 진작에 마감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도대체 다들 언제 이렇게 서둘러서 예약을 한 거지?’ 싶은 생각만 든다. 어제는 근처 테크노마트 건물을 지나가는데, 7층인가에 결혼식장이 있다고 적힌 걸 보고는 그냥 멍하니 올려다봤다. 거기 구로경찰서 사무실이 들어와 있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바로 그 건물에 예식장이 같이 있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묘하게 느껴졌다.
뷔페 보증 인원이라는 보이지 않는 족쇄
상담을 다니다 보면 가장 먼저 묻는 게 ‘예상 하객 수’다. 200명이라고 하면 뷔페 보증 인원을 얼마나 잡아야 하느냐고 묻는데, 이게 참 애매하다. 코로나 때 방역 지침 때문에 식장 안에는 100명만 들어갈 수 있는데 뷔페는 200명까지 받는다는 둥 하는 식의 기사를 본 기억이 나서 더 예민해지는 것 같다. 실제로 상담해 보니 식장마다 뷔페 운영 방식이나 보증 인원 산정 방식이 다 달라서 헷갈린다. 어떤 곳은 무조건 300명 이상을 보증해야 한다고 해서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 하객이 안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둘째치고, 그 비용을 다 감당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식대 7~8만 원 선은 이제 기본인 것 같은데, 이 돈이 적은 돈도 아니고 다들 어떻게 이렇게 쉽게 결정하나 싶다.
강남과 신도림, 고민의 끝은 어디일까
양재나 서초구 쪽 웨딩홀도 몇 군데 다녀왔다. 확실히 분위기는 강남 쪽이 좀 더 깔끔하고 호텔 예식 느낌이 나긴 하는데, 문제는 위치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하객들을 생각하면 신도림만큼 접근성이 좋은 곳이 없다는 결론이 자꾸 나온다. 천안에서 올라오시는 친척분들이나 순천에서 비행기 타고 오시는 분들까지 고려하면 여의도나 신도림역 근처가 최선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막상 가보면 너무 공장형 예식장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30분, 1시간 간격으로 쫓기듯 식을 치르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 회의감도 든다. 상담 예약 잡느라 오전 시간을 다 보내고, 결국 커피 한 잔 들고 신도림역 광장에 서 있는데 왠지 모르게 공허했다.
예물과 전세, 현실적인 고민들
결혼식장도 문제지만, 사실 더 큰 고민은 집이다. 신도림역 근처 전세 시세를 보고 나면 웨딩홀 대관료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다들 무조건 전세를 고집하는 건 아닌 것 같지만, 그렇다고 대책 없이 무리할 수도 없으니까. 어떤 친구는 결혼식 비용을 확 줄이고 예물도 다 생략했다고 하는데, 그게 참 현명해 보이다가도 막상 내 일이 되면 그렇게까지 다 덜어내는 게 맞나 싶어 망설여진다. 부모님 체면 생각 안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우리 형편에 맞지 않는 화려함을 쫓는 건 더 싫다. 요즘은 그냥 남들 하는 거 반만이라도 쫓아가자 싶으면서도, 막상 예식장 상담 가서 화려한 조명 아래 신부대기실을 보면 마음이 흔들리는 게 사람 심리인 것 같다.
주말이 주말 같지 않은 기분
상담을 다녀오면 하루가 다 간다. 강동구 쪽 웨딩홀까지 다녀온 날은 정말 다리가 퉁퉁 부어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발품을 팔아야 하나 싶기도 한데, 막상 안 가보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다. 무료 예식장이나 공공기관 예식장도 찾아봤지만,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 딱 비어있는 곳은 거의 없다. 결국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누구는 1년 전부터 예약했다는데, 우리는 이제야 부랴부랴 움직이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다음 주에는 마곡 쪽 예식장을 가보기로 했는데, 거기도 비슷할 것 같다. 도대체 언제쯤 이 지긋지긋한 예식장 고민에서 벗어나서 진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냥 어디든 식만 무사히 치르면 다 끝날 것 같긴 한데, 그게 제일 어려운 일 같다.

뷔페 보증 인원에 대한 걱정이 실제로 와닿네요. 예상 하객 수대로 뷔페를 잡는다는 개념 자체가 낯설어서, 혹시라도 텅 빈 테이블 앞에서 당황하게 될까 봐 걱정됩니다.
신도림 주변은 진짜 사람이 많아졌네. 저런 웨딩홀들 보니까 결혼 생각이 더 크게 바뀌는 것 같아.
신도림 주변 웨딩홀 경쟁이 정말 심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몇 달 동안 마음을 잡기 힘들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