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다 똑같아 보였던 웨딩 메이크업
결혼 준비라는 게 참 이상하다. 처음에는 다들 ‘합리적으로’ 준비하자고 다짐하는데, 막상 광주웨딩박람회일정을 챙기다 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어진다. 드레스는 입어보면 안다지만, 메이크업은 도대체 뭘 보고 골라야 하는지 감이 잘 안 왔다. 그냥 인스타그램에 광주메이크업 검색하면 나오는 화려한 사진들이 다 내 얼굴이 될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처음엔 다들 비슷비슷해 보이는데, 비용은 10만 원대부터 30만 원대까지 아주 제각각이라 더 헷갈렸다. 사실 웨딩 비용이 한두 푼 드는 것도 아니고, 예식장 대관료부터 본식스냅까지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 메이크업은 그냥 적당히 유명한 곳에서 하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공장처럼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한 불신
지인들한테 물어보니 본식 날 새벽부터 샵에 가서 신부들을 공장처럼 쭉 앉혀놓고 순서대로 메이크업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덜컥 겁이 났다. 내 얼굴은 주근깨도 많고 눈매도 비대칭이라 평소에도 화장하는 게 영 까다로운데, 과연 그런 북적거리는 분위기에서 내 고민을 충분히 들어줄까 싶었다. 실제로 상담을 가본 곳들 중 몇몇은 너무나 기계적으로 일정을 잡아주려고 했다. 내가 ‘이런 부분은 좀 가려주실 수 있나요’라고 물어보면 그냥 ‘다들 그렇게 하세요, 걱정 마세요’라는 식의 대답만 돌아왔다. 그런 무성의한 답변을 들을 때마다 예산을 들이는 게 맞나 싶은 회의감이 들었다.
꼼꼼함을 기대했던 마음과 실제의 온도 차이
결국 유명하다는 곳들을 몇 군데 추려서 상담을 다녔다. 메이크업1번가 같은 곳도 리스트에 있었는데, 정말 꼼꼼하게 해주는 곳이 있는지 찾기가 쉽지 않았다. 어떤 샵은 내가 예약하려고 했던 날짜에 이미 다른 팀이 3팀이나 잡혀있다고 했다. 아침 7시에 가서 기다려야 한다는데, 그 시간까지 내가 제정신으로 앉아있을 수 있을까 싶었다. 솔직히 광주 지역이 서울처럼 선택지가 미친 듯이 많은 건 아니라서, 마음먹고 마음에 드는 곳을 찾으려면 발품을 꽤 팔아야 했다. 상담비만 2~3만 원씩 내면서 돌아다녔는데, 막상 상담실에 앉아 있으면 그냥 사진첩 보여주면서 ‘이런 느낌 어떠세요?’만 묻다가 끝나는 경우도 허다했다. 사람 얼굴이 다 다른데 너무 평면적인 정보들만 오가는 느낌이라 답답했다.
비용과 시간 사이에서 여전히 갈팡질팡하는 중
비용도 문제다. 처음엔 20만 원이면 충분하겠지 생각했는데, 실장 지정이나 새벽 추가 비용, 그리고 혹시 모를 수정 메이크업 출장까지 따지면 예상보다 훌쩍 넘어가기 일쑤다. 물론 인생에 한 번뿐인 날이라 돈 아끼지 말라는 말을 듣긴 하지만, 이미 예식장 계약하고 나니 통장 잔고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게 보여서 마음이 편치 않다. 야외결혼식까지 고려하면 메이크업이 더 무너질까 봐 유지력 좋은 곳을 찾아야 하는데, 유지력을 강조하는 곳들은 가격이 더 비싸고, 그렇다고 가격을 맞추자니 퀄리티가 불안하고. 이 굴레에서 도무지 빠져나올 수가 없다.
무언가 결정하지 못한 채로 남겨진 오늘
결국 오늘 하루도 검색창만 들락날락하다가 끝났다. 메이크업 잘하는 곳을 찾는 게 무슨 논문 쓰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마음이 무거운지 모르겠다. 며칠 전에는 아예 광주미용학원 쪽에서 운영하는 샵까지 찾아가 볼까 싶었다가, 너무 학생 위주가 아닐까 싶어 그만뒀다. 지금은 그냥 내가 평소에 하던 대로 내가 직접 할까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물론 식장 조명이 세서 그렇게 하면 얼굴이 다 날아간다고는 하지만, 남이 해준 화장이 마음에 안 들어서 평생 사진을 볼 때마다 후회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결론은 아직도 안 났다. 그냥 내일은 조금 더 밝은 정신으로 다시 한번 리스트를 훑어봐야겠다.

광주미용학원까지 찾아가볼 생각하다니, 시간 낭비였네요. 상담 시간 때문에 7시에 기다리는 것도 힘들 것 같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결혼 준비하다가 많이 스트레스받았어요. 특히 어떤 곳은 너무 딱딱한 느낌이라 정말 속상했었죠.
광주 미용학원까지 갔다가 포기하시는 모습이 공감되네요. 제 경우에도 상담 시간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