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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렌탈샵에서 원주까지 왕복하던 날들의 기록

촬영 준비는 생각보다 훨씬 더 물리적인 노동이었다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서 가장 막연했던 게 사실 웨딩 촬영이었다. 그냥 남들 하는 것처럼 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업체를 고르고 드레스를 피팅하러 다니기 시작하니까 이게 생각보다 보통 일이 아니었다. 천안 쪽에서 스드메를 알아볼까 하다가 마음이 좀 복잡해져서 여기저기 상담만 세 군데 넘게 다녔던 것 같다. 처음에 드레스 렌탈샵에 갔을 때는 생각보다 옷이 무거워서 놀랐다. 예쁜 옷들은 대부분 너무 무겁고, 내 체형이랑은 잘 안 맞아서 고생을 좀 했다. 사실 나는 그냥 깔끔한 걸 입고 싶었는데, 막상 입어보면 조명 때문인지 화려한 게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이게 참 애매하다. 거울 볼 때는 괜찮아 보이다가도 집에 와서 사진을 다시 보면 ‘내가 왜 저걸 고르려 했지?’ 싶은 마음이 드는 거다.

원주까지 내려가서 찍었던 스냅 사진들

본식 스냅을 어디서 할지 정하는 게 거의 막바지에 터진 난관이었다. 다들 원주 본식 스냅으로 유명한 곳들이 있다고 추천해주는데, 막상 포트폴리오를 보면 다 비슷비슷해 보여서 결정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결국 한 곳을 정해서 예약금 20만 원 정도를 먼저 넣었는데, 막상 촬영 당일이 되니까 스냅 작가님이 생각보다 너무 일찍 오셔서 조금 당황했다. 나는 메이크업 받는 중이라 정신이 없는데 옆에서 계속 분주하게 움직이시는 모습이 오히려 마음을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사진이 잘 나왔을지는 사실 지금도 의문이다. 그날의 정신없던 분위기가 사진에 그대로 담겨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좀 되는데, 한편으로는 그냥 다 지나간 일이라서 지금은 덤덤하다.

웨딩홀 잔여 타임과 타협하는 마음

마포구 쪽에 있는 웨딩홀들을 돌아다녔는데, 솔직히 예산에 맞는 곳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다들 이미 예약이 꽉 차 있어서 내가 원하는 날짜는 아예 불가능했다. 그래서 결국엔 ‘잔여 타임’이라는 걸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오후 늦은 시간이나 일요일 첫 타임 같은 시간대들 말이다. 할인 폭이 좀 있긴 하지만, 손님들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런데 막상 상담받으러 가보니 선택지가 거의 없더라. 그냥 비어있는 시간에 끼워 맞추는 느낌이랄까. 결혼식이라는 게 내 만족도 중요하지만 하객들의 편의도 생각해야 하는데, 현실적인 타협을 계속하다 보니 이게 축하받는 자리인지 아니면 빈자리를 채우는 과정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혼주 한복과 소소한 결정들

한복 색깔 정하는 게 생각보다 감정 소모가 컸다. 양가 어머님들 의견이 완전히 갈릴 때는 중간에서 정말 진땀을 뺐다. 보통은 신랑 쪽은 푸른 계열, 신부 쪽은 붉은 계열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또 그렇게 안 한다고 해서 도대체 어떻게 맞춰야 할지 막막했다. 결국 그냥 서로가 제일 잘 어울리는 색으로 타협했지만, 그 과정에서 오고 갔던 짧은 대화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뭔가 큰일은 아니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이 쌓여서 나중에는 그냥 빨리 끝내버리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고민

피로연 원피스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적당히 10만 원 안팎으로 구매했다. 대여하는 것보다 나중에 입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샀는데, 사실 입을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촬영할 때 인생네컷 찍는 건 유행이라길래 해봤는데, 생각보다 결과물이 웃기게 나와서 그냥 추억용으로 간직 중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완벽하게 준비하려 애썼던 것 같다. 결혼식을 무사히 치렀다는 안도감보다는, 이제야 조금 쉬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 원주며 천안이며 돌아다녔던 차 안에서의 피곤함이 아직도 가끔 생각나는데, 그게 정말 우리 결혼의 모습이었나 싶다.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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