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당황했던 드레스 투어
지난주에 서울 강남 쪽으로 드레스 피팅을 세 군데 정도 돌고 왔다. 사실 처음에는 웨딩박람회 가서 플래너 상담받고 나름대로 예산 계획을 짰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샵에 들어가서 눈으로 드레스들 구경하고 입어보니까 그게 아니더라. 내가 생각했던 스드메 견적 안에는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예쁜 디자인들이 너무 많았다. 특히 어떤 샵은 드레스 대여 비용만 기본 300만 원부터 시작한다고 해서, 속으로 ‘아, 이게 요즘 웨딩플레이션이라는 건가’ 싶었다. 예전엔 그냥 예쁘면 끝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드레스 한 벌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이 생각보다 훨씬 세분화되어 있어서 혼란스럽다. 투어비만 샵당 5만 원씩 냈는데, 이게 쌓이니까 벌써 15만 원이더라. 그냥 입어만 보는 건데도 돈이 나가는 게 참 묘했다.
플래너 말만 믿고 진행해도 될까
다이렉트웨딩박람회 같은 곳에서 견적을 받았을 때는 스튜디오랑 드레스, 메이크업을 한꺼번에 묶어서 하니까 훨씬 저렴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촬영용 드레스 추가금이나 헬퍼 이모님 비용, 그리고 본식 날 드레스 업그레이드 비용을 듣고 나니 처음 상담받았던 스드메 가격은 그냥 시작일 뿐이었다. 플래너님이랑 같이 진행하면 편하긴 한데, 이게 진짜 합리적인 가격인 건지 아니면 나만 모르는 ‘깜깜이’ 항목들이 더 있는 건지 불안하다. 사실 요즘 지자체에서 결혼식 비용 줄여준다고 표준가격안 같은 것도 만든다는 기사를 보긴 했는데, 내가 결혼하는 이 시점에는 체감되는 게 전혀 없다. 30대 초반이라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은 다들 ‘그냥 맘 편하게 돈 쓰는 게 낫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그게 잘 안 된다.
가구 쇼핑도 문제다
드레스 보러 다니느라 지쳐서 며칠 전에는 한샘 같은 가구 매장도 가봤다. 신혼 가구는 미리 준비해야 할인 폭이 크다길래 가봤는데, 여기서도 추가 할인 혜택이 구매 금액별로 달라지니까 머리가 아팠다. 100만 원 추가 할인을 받으려면 결국 더 큰 금액을 써야 하는 구조인데, 이게 정말 아끼는 건지 아니면 업체 상술에 휘말리는 건지 잘 모르겠다. 드레스 대여 비용에 가구값까지 더해지니 결혼식이 뭐길래 이렇게 돈 나갈 구멍이 많은 건지 가끔 회의감이 든다. 어제는 인터넷에서 결혼식 빈 좌석을 판매하는 서비스가 있다는 글을 봤는데, 요즘은 별의별 게 다 있구나 싶으면서도 씁쓸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다들 어떻게 버티는 건지 궁금하다
가슴지방이식 같은 것도 웨딩드레스 입을 생각에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이게 그냥 드레스 잘 입으려고 내 몸을 건드려야 하나 싶어 고민만 깊어졌다. 병원마다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니까 어디를 기준으로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 차라리 다이어트를 더 독하게 하는 게 나을까 싶은데 시간은 부족하고 마음만 급하다. 웨딩 촬영 날짜는 다가오는데, 스튜디오는 골랐어도 막상 촬영하면 포즈나 표정은 어떡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모든 게 다 정해진 길을 걷는 것 같은데 정작 내 마음은 갈팡질팡한다.
마무리되지 않는 계획들
결국 오늘 저녁에도 예산표 다시 펴놓고 엑셀 파일만 쳐다보고 있다. 드레스는 1번 샵이 예뻤는데 가격이 걸리고, 2번 샵은 가성비는 좋은데 본식 드레스가 살짝 아쉽다. 3번은 그냥 전체적으로 무난했는데 기억에 크게 남는 게 없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 다짐했던 ‘합리적인 결혼’은 어디로 가고, 그냥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강박에 갇힌 건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도 새벽이 다 돼가는데, 내일 출근 생각하면 이제 그만 끄고 자야겠다. 다음 주에 또 다른 샵 투어가 있는데, 그때는 좀 더 마음이 편해질지 모르겠다. 아마 아니겠지.

강남 드레스 투어 비싸다는 거 공감해요. 샵마다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결국 고민만 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