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를 앞두고 웨딩홀 투어를 다니다 보면, 다들 하나같이 ‘생애 한 번뿐인 날’이라며 500만 원, 1,000만 원은 우습게 추가 견적을 들이밉니다. 저도 30대 중반에 접어들어 구로예식장부터 강남권까지 발품을 팔아봤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화려한 웨딩 아치와 꽃장식은 결국 사진 한 장 남기는 용도일 뿐입니다. 실제로 제 지인은 예산 3,000만 원을 잡고 시작했다가 나중에 정산할 때 보니 추가금으로만 800만 원이 더 나와서 카드 할부로 돌려막느라 신혼여행에서까지 예민해져 있더군요. 이게 바로 많은 사람이 빠지는 함정입니다.
웨딩홀을 고를 때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는 바로 ‘남들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겁니다. 서울웨딩홀 추천 리스트를 보면 다들 호텔식이나 화려한 꽃장식을 강조하는데, 현실적으로 하객 입장에서 기억하는 건 ‘밥이 맛있었나’, ‘교통이 편했나’ 딱 두 가지입니다. 저는 처음에 조명을 화려하게 하면 예쁠 줄 알았는데, 막상 예식 당일에는 정신이 없어서 꽃이 어떤 색인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객들이 주차 문제로 욕을 하는 소리가 들려 마음이 조마조마했죠. 200명 기준, 식대와 대관료를 합쳐 최소 2,500만 원에서 4,000만 원 사이가 보통인데, 이 비용을 아끼는 게 나중에 전세 자금 대출 이자 내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가끔은 아예 식을 간소하게 하거나 예배 형식으로 하겠다는 커플도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양가 부모님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죠. 부모님은 ‘남들이 다 하는 만큼’은 해야 체면이 선다고 생각하시거든요. 이때 본인들의 주관이 확실하지 않으면 부모님 등쌀에 밀려 원치 않는 뷔페 옵션을 추가하게 됩니다. 저희는 중간에 예산 문제로 심하게 다퉜는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회의감이 들더군요. 결국 우리는 식장 비용을 20% 줄이는 대신, 그 돈으로 가전제품 등급을 높이는 실리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이게 무조건 옳다는 건 아니지만, 한 번쯤 ‘남들이 다 하니까’라는 생각을 버릴 필요는 있습니다.
증여세 문제도 그렇습니다. 결혼 자금으로 1억 원 정도를 부모님께 받는다면 혼인 공제 제도를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2024년 기준 혼인 공제 1억 원이 생겼다고 무조건 좋아할 게 아니라, 증여세 신고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가산세를 내야 합니다. 7월에 돈을 받았다면 그달 말일로부터 3개월 내에는 무조건 세무서에 신고해야 합니다. 저도 처음엔 대충 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나중에 추징금 고지서 받을까 봐 밤잠 설친 적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리 신고하는 게 마음 편하다고 하지만, 수수료 아끼겠다고 혼자 씨름하다가 서류 누락해서 고생하는 경우도 많으니 현실적인 비용 효율성을 고민하세요.
결국 결혼식 준비는 ‘내 로망’과 ‘가용 자산’ 사이의 치열한 타협입니다. 웨딩어플에서 견적 뽑아보는 건 10분이면 되지만, 그 숫자가 현실이 되면 0이 하나 더 붙을 수도 있습니다.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해서 행복한 결혼 생활이 보장되는 건 아니니까요. 저는 지금도 웨딩홀 비용에 4,000만 원 넘게 쓴 걸 가끔 후회합니다. 물론 사진은 예쁘게 나왔지만, 그 돈으로 해외 여행을 더 가거나 집 평수를 넓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 글은 결혼을 앞두고 막연히 ‘남들처럼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분들께는 꽤나 불편한 조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결혼 준비를 시작해 본 사람이라면, 제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십분 공감하실 겁니다. 만약 본인이 정해진 예산 안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웨딩플래너에게 상담을 받으러 가기 전에, 부모님과 예산 가이드라인부터 명확히 상의하십시오. 그게 가장 확실한 첫 단계입니다. 물론, 양가 집안의 재력이나 성향에 따라 이 조언이 전혀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은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식대 때문에 밥맛만 되돌아보게 됐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있어서 씁쓸하네요.
웨딩플래너 상담 전에 부모님과 예산 상의하는 게 진짜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밤잠 설쳤거든요.
웨딩홀 투어하면서 쏟아지는 가격에 멘붕 왔었는데, 예산 생각은 꼭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