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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촬영 대신 공원에서 찍다가 지쳐버린 날

처음에는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

결혼 준비를 시작할 때만 해도 스드메라는 단어가 참 낯설었다. 다들 주변에서 ‘스드메는 묶어서 하는 게 속 편하다’라고 말하는데, 왠지 그 뻔한 틀에 갇히고 싶지 않다는 이상한 오기가 생겼던 것 같다. 특히 웨딩 스튜디오 촬영은 예전부터 보던 그 천편일률적인 배경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웃고 있는데 웃는 게 아닌 것 같은 어색한 표정들, 누가 봐도 조화 같은 꽃 배경까지. 그래서 우리는 그냥 셀프로 하자고 마음먹었다. 예산도 아끼고 우리만의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담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얼마나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모른다.

드레스 직구와 낯선 택배 박스

지그재그나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곳에서 드레스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10만 원대 드레스가 수두룩했다. 생각보다 퀄리티가 괜찮아 보이는 사진들에 혹해서 덜컥 구매 버튼을 눌렀다. 막상 도착한 택배를 뜯어보니 사진과는 묘하게 다른 질감에 한숨이 나왔다. 주름이 가득 잡힌 채 도착한 드레스를 보며 이걸 어떻게 다림질해야 할지 막막했다. 결국 세탁소에 맡겨야 했고, 기대했던 가성비는 아주 조금씩 깎여나가고 있었다. 베일도 중고 거래로 싸게 구했는데, 막상 써보니 내가 생각했던 고급스러운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냥 얇은 망사 천을 머리에 얹은 기분이었지만, 이미 되돌리기엔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촬영 당일, 안산 어느 공원에서의 사투

촬영 날짜를 잡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서 도저히 사진을 찍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 결국 평일 오후에 시간을 냈다. 안산 근처의 한 공원으로 향했는데, 짐이 정말 많았다. 드레스에 구두에 메이크업 도구까지. 전문가 없이 우리 둘이서 카메라를 삼각대에 거치하고 구도를 잡는 건 정말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햇빛은 뜨겁고, 드레스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삼각대에 세워둔 카메라가 바람에 휘청거릴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았다. 웃는 얼굴로 포즈를 취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서로 ‘아니 거기 말고, 조금 더 왼쪽으로’, ‘표정 좀 풀어봐’라며 신경질만 내고 있었다.

메이크업 숍을 알아보다가 느낀 피로감

결국 촬영은 그럭저럭 마쳤지만, 결과물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전문가가 왜 필요한지 비로소 실감했다. 중간에 성수동 쪽 메이크업 숍을 알아보다가 결국 그만뒀다. 촬영 횟수가 늘어날수록 드는 비용이 웬만한 스드메 패키지 견적과 비슷해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적당한 곳을 예약할 걸 그랬나 싶다가도, 이미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한 상태였다. 촬영 시간만 4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그동안 공원을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도 꽤 부담스러웠다. 예쁘게 차려입고 쩔쩔매는 우리 모습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게 정말 아끼는 길이었을까

결혼식이 10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이런 고생을 하니 벌써 지치는 기분이다. 친구들은 종로에서 웨딩밴드를 맞추면 훨씬 저렴하다고 하는데, 거기까지 가서 또 발품을 팔 생각을 하니 벌써 눈앞이 캄캄하다. 스몰웨딩을 한다고 레스토랑을 알아볼 때도 그랬다. 호텔에서 하면 비싸고, 작은 곳에서 하면 대관료부터 식대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끝이 없다. 결국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정말로 실속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몸 고생만 사서 하는 것인지 아직도 확실하게 답을 내리지 못했다. 사진 보정이라도 제대로 될지 모르겠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변수가 튀어나오는 게 결혼 준비인 것 같다. 오늘 밤은 그냥 아무것도 생각 안 하고 싶다.

“스튜디오 촬영 대신 공원에서 찍다가 지쳐버린 날”에 대한 3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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