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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투어라고 이름 붙이기도 민망했던 그날의 기록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들었던 소리가 ‘드레스투어는 필수’라는 말이었다. 남들 다 하는 거니까 당연히 해야겠거니 싶어서 몇 군데 리스트를 뽑아두긴 했는데, 막상 날을 잡고 움직이려니 시작부터 귀찮음이 밀려왔다. 사실 드레스 샵 세 군데를 하루에 다 돌고 피팅비를 각각 5만 원씩 내면서 입어보는 과정이 효율적인지, 아니면 그냥 한곳에서 해결하는 게 나은지 처음부터 감이 잘 안 왔다. 결국 나는 귀차니즘을 이기지 못하고 집 근처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토탈샵을 먼저 찾아갔다. 천안 쪽에서 플래너 없이 준비하는 게 무리라는 소리를 하도 들어서 걱정은 했는데, 막상 가보니 굳이 플래너를 끼지 않아도 상담해주시는 분이 알아서 일정을 다 짜주더라.

드레스 샵을 결정하던 날의 묘한 분위기

첫 번째 샵에 들어섰을 때의 그 어색함은 아직도 기억난다. 밝은 조명 아래서 생전 처음 보는 직원분들 앞에서 커튼 뒤에 숨어 옷을 갈아입는 일이 생각보다 더 긴장됐다. 나는 내 체형에 뭐가 어울리는지도 잘 모르는데, 담당자가 가져다주는 옷들을 무조건 입어야 했다. 어떤 드레스는 너무 무거워서 어깨가 내려앉는 기분이었고, 또 어떤 건 너무 화려해서 나랑 안 어울린다는 게 거울을 보자마자 느껴졌다. 그런데도 옆에서는 계속 예쁘다며 칭찬을 해주시니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그저 웃기만 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다른 곳은 드레스 투어 때 사진 촬영이 아예 안 되는 곳도 많다던데, 여기는 분위기가 조금 자유로웠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웨딩 토탈샵이 생각보다 훨씬 편했던 이유

결국 고민 끝에 토탈샵으로 결정을 내렸다. 본식 드레스부터 촬영용, 그리고 피로연 때 입을 2부 드레스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큰 이유였다. 가격대는 구성에 따라 200만 원 중반에서 400만 원대까지 다양했는데, 드레스 대여 비용만 생각하면 밖에서 따로 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드레스 따로, 메이크업 따로, 촬영 따로 예약하려면 머리 터졌을 것 같은데 토탈샵은 한 건물 안에서 동선이 해결되니까 시간 낭비가 덜했다. 물론 업체가 정해주는 스튜디오에서 찍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세미웨딩촬영 정도라면 굳이 비싼 곳 갈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촬영 준비가 본식보다 더 힘들 줄이야

본식 드레스는 말 그대로 그날 하루만 잘 버티면 되는데, 촬영 드레스 고르는 게 은근히 스트레스였다. 촬영용은 아무래도 사진에 잘 나와야 하니까 소재가 좀 거칠거나 장식이 과한 것들도 많았다. 몇 번 입어보고 나니 나중에는 뭐가 예쁜지도 모르겠고 그냥 빨리 고르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남자친구 양복 대여도 같이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사이즈가 잘 안 맞아서 여러 번 수선해야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맞춤 양복을 하나 할 걸 그랬나 싶다가도, 어차피 평소에 잘 안 입을 테니 대여가 낫지 싶기도 하고. 왔다 갔다 하는 마음 때문에 며칠을 고민했다.

앨범과 보정이라는 끝나지 않은 숙제

본식 앨범은 촬영 후 두 달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길게 잡은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다 사진인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모르겠다. 앨범 제작 비용이 이미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어서 추가금은 없었지만, 나중에 사진 원본 파일 받는 거랑 보정본 수량 맞추는 것 때문에 또 연락을 주고받아야 하는 게 귀찮았다. 앨범을 받아보고 나면 또 그때의 감정이 달라지겠지만, 지금은 그냥 무사히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주변에서는 드레스 샵 어디가 좋냐고 자꾸 물어보는데, 사실 어디가 최고라기보다는 그냥 그날 나의 컨디션과 담당자와의 합이 얼마나 맞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나는 그냥 운이 좋았던 걸까, 아니면 다들 이렇게 적당히 타협하면서 준비하는 걸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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